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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story

여행을 위한 여행 만들기

by 페이칸 2024.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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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일정을 만드는 건 마치 하나의 작품을 위해 주연 배우들을 위한 무대와 장소를 준비하는 무대감독이나 조연출 같은 입장이 되고 만다.
초대받은 배우들이 마음껏 숨은 기량과 연기를 펼칠 수 있도록 그리고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도록 장면 장면이 끊어지지 않도록 말이다.


딱 한번 학창 시절 교회 축제에서 무대감독을 해 본 적 있었다.
그 거대한 본당 무대를 작품 속의 집처럼 꾸며야 하는 고된 막노동에서 가장 힘들었던 건 그럴듯하게 페인트 칠을 해야 했는데 난 왜 미술반에서 쓰던 포스터물감으로 칠해도 된다고 그 고행의 길을 선택했는지 지금도 이해가 잘 안 된다.
그렇게 해야 그럴듯한 '집'이 탄생할 거라는 '고집'이 있었나 보다.

지금 항공은 AI와의 싸움과 같다.
여행 갈 날에 항공을 검색할 때 AI는 이 날 누군가 몇 명쯤의 수요가 있을 것이라는 것을 인지하며, 예약이 들어왔을 때 그가 진짜 고객인지 가짜 고객인지 까지 판단한다. 그리고는 다음 모션을 취하게 되는데 바로 미끼로 걸었던 저가 요금을 걷어 가 버리는 것이다.
Q항공에게 그렇게 당할 수밖에 없었다.
30만 원 오른 항공료를 물을 수는 없고, 물론 나는 이 AI가 언젠가는 다시 30만 원 할인된 요금을 내놓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인간의 약점은 언제나 "기다릴 줄 모른다"는 것이고 그건 단순하지 않은 바쁜 일정을 컨트롤하고 제어해야 하는 형편 상 어쩔 수 없기에 , AI를 대항해서 다른 대안을 만들어야만 한다.


수없는 검색 또 검색 또 검색 끝에 결국 나는 E 항공을 선택했는데 그에 맞춰서 짜 놨던 일정을 다 들어내고 재 편집 해야만 했다. 그때 까지도 내가 몰랐던 건 ,
8월 말 페로제도로 오가는 항공의 날자와 시간이 8월 중반과는 정말 다르다는 점이었다. 당연히 스케줄이 있을 줄 알았던 노선은 아예 없어졌고 그전까지는 없던 노선으로 대체되고 있었다.
결국 E항공으로 바뀌어 요금의 위험을 줄였다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나는 페로제도를 오가는 항공 노선을 모두 들여 다 보아야 했고 접근 가능한 노선을 추려내면서 하나하나 일정에 짜 맞추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렇게 해서 일정은 만들어졌다.
진이 빠질 정도로 만들어 놓은 일정은 그러나 한 가지 위험을 안고 있었는데 그날 기상이라도 안 좋아 변경되거나 취소된다면 이후의 모든 일정이 흔들린다는 점이었다.
예상할 수 없는 재밌는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아 경우의 기대감은 내일 생각해 보기로 하고 이 정도로 작업은 그만~ 모자란 잠 보충 모드로 전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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