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앙, 지붕 없는 아틀리에
어디론가 향해 간다. 잠시 멈춰 선곳은 언제나 "길"일 뿐이다 . 그래도 가야 할 곳이 있고 내일을 기대하고 오늘을 정리 할수 있는 공간도 있으니 지나 온 삶의 궤적에 이어 붙이는 오늘이 새삼 대견 하기만 하다 .
루앙, 그냥 지나칠수 없는 곳이었다 . 어리 소녀에게 나라를 구하라고 나타난 천사는 대체~ 너무 잔인 하지 않은가 . 그 영광을 소녀에게 받고자 했던 "은혜"와"자비"를 다시 돌려 달라고 생떼라도 부리고 싶었던 잔다르크의 화형장이 있는 곳이 루앙인것이다 . 하지만 나의 눈은 그만 루앙 대성당에 빼앗기고 만다. 프랑스에 노트르담(성모 마리아)이란 칭호를 붙인 성당이 몇군데 있는데 루앙 대성당도 그 중 한곳이다. 노르망디 지방의 대주교가 있는곳.
화가들은 이곳 루앙의 항구, 센 강 위를 떠다니는 돛단배, 좁은 골목길, 그리고 산업혁명 이후 생겨난 도시 노동자들의 삶을 그렸다. 인상파 화가들이 사랑하던 루앙은 지붕이 없는 아틀리에이자, 무한한 영감의 원천이다. 피사로, 고갱, 시슬레 등 많은 작가들은 이곳에 머물렀고, 모네는 특유의 집요함으로 루앙의 대성당 연작을 그리면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공기의 색채를 표현했다. 그렇게 28개의 루앙 대성당의 모습이 후대에 전해지게 된 것이다.
아마도 그는 잔다르크의 죽음에 어떤 죄책감이 있었던 것일까 . 그 소녀에게 받아간 신의 영광과 은혜가 어디 갔는지 찾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 그는 루앙 대성상의 다른 모습을 그리면서 그 집요함과 집중을 "오르세 미술관"에 남겨 놨다 .
하지만 화려한 대성당을 돌아서며 나는 조그맣게 중얼 거렸다 .
" 신은 이 화려한 성당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실까....... "
화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잔다르크
"나는 분명히 신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성녀가 된 잔다르크가 종교재판으로 마녀 혐의를 받고 화형된 장소, 그녀는 프랑스를 구하라는 신의 목소리를 분명히 들었다고 주장했지만 신의 대리인 놔두고 패싱한 성직자들의 질투는 그녀를 마녀로 만들었다. 이곳은 상인들과 서민들의 애환이 깃든 마르쉐(시장) 뒷마당 이었다. 지금은 잔다르크 교회가 세워졌고 그 모양이 바이킹족들의 배 모양과 같다거나 화형장의 불꽃을 형상화 했다는 얘기도 있네요
루앙은 바이킹족들의 출몰이 잦았고 골치덩어리 였던 이곳을 프랑스는 바이킹 족장 롤로에게 맡겨 버렸다. 약탈은 이제 그만 하고 robert라는 세례명까지 얻게 된다
모네의 집, 쥐베흐니
사실 쥐베르흐를 가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제껏 보지 못했던 화풍에 주목 했고 그 선구적인 화가 모네에 주목했다. 모네는 루앙 대성당을 놓고 시시각각 빛의 움직임에 따라 변하는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연작을 내놓았는데 이때 연작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고 한다. 모네의 정원 연못에서 그는 수련꽃을 연작으로 그리게 되고 덩달아서 그의 아틀리에와 정원은 사람들이 몰려들게 되었다.
지금 내가 있는 이 도서관에도 클로드모네의 작품전이 열리고 있었다. 화려한 색채를 수채화로 빛을 입힌 그의 그림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그의 아틀리에는 단솔했고 그의 화풍에 변화를 준 일본인의 그림들이 눈에 띄고 알고 보니 정원과 연못도 일본풍 이었던 것이다. 순간 나는 건방지게도 "그래 이거였구나." 하며 그 먼길을 일부러 오기 보다는 지나는 길에 묻어가는 곳으로 치부해 버린다. 지나가는 나그네에게 잠시 나마 쉬었다 가는곳이어도 좋았다.
샤르트르 , 여정의 중간에서 만나는 곳
길을 가다 날이 어두워지면 불밝은 알베르게에 들어가 여장을 풀고 뜨거운 샤워로 온뭄을 노곤하게 하고는 맥주 한잔을 앞에 놓고 오늘 하루를 정리하다 스르륵 잠이 든다 . 그러나 나는 샤르트르의 밤길을 걷고 싶어졌다. 그 유명한 3대 고딕성당 중 하나라는 샤르트르 대성당 보다도 이곳이 프랑스 보스 평야의 중심지로 프랑스의 곳간으로도 불리는 만큼 그 인심도 따듯하기를 바랬다 . 늦은 시간에도 문을 열고 들어간 펍에서는 과연 프랑스 특유의 억양으로 위트를 날리는 주인장이 내게 메뉴를 권하고 있었다 . 여기까지 흘러온 동양인이 연신 신기한듯 쳐다 보던 그들의 미소가 나 역시 신선 하게 느껴졌다.
대성당으로 가는 길에 만나게 되는 마르쉐 시장과 커피점들은 이미 그곳 주민들의 나눔의 장이 되었고 서로 서로 인사하며 안부를 묻는 최적의 주민센타 인듯 했다 . 우리도 이곳에서 몇가지 먹음직한 과일과 빵을 고르며 이른 아침을 걸렀던 허기를 채운다 .
산티아고 콤포스텔라 까지 1626km 라는 순례 문장이 바닥에 있었다 .
다음날 아침 우린 샤르트르 대성당을 가보기로 했다 . 샤를2세가 성모마리아의 옷조각 일부를 이 성당에 하사하면서 산티아고로 향하는 수많은 순례자들의 네갈래 "길" 중 하나가 되면서 많은 이들이 이곳을 지나갔다고 한다 . 2차 대전 당시 폭격을 계획했던 연합군은 사전에 이곳이 나치들의 은거지가 아닌것을 확인 하고 폭격대상에서 제외 했을 만큼 엣 모습 그대로를 간직한 성당인것이다 . 176개의 스테인드 글라스에 새겨진 거대한 장미 문양은 폭격 당시 미리 떼어내서 보관 했었다고 한다 . 한가지 더 눈여겨 봐야 할것은 바닥에 새겨진 미로 모양의 그림, 이 미로를 따라 참회하면서 기도하는 길이라고 한다 . 인간은 정말 그 욕망과 본능을 양심선에서 뿐 아니라 그 밑바닥 까지도 참고 절제 하며 살아야 했을까 . 순레란 무엇일까 ?
지나는 길에 들렀던 샤르트르 마을은 내게 따듯한 여정의 한가운데에 자리 했고 언젠가는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한번 와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곳이었다 . 그러나 사람이 어디 그런가 ? 안가본곳을 먼저 가봐야 하는데 그 안가본곳이 너무 많다는 것이 맘을 더 조급하게 하는것이다 .
이제 보르도로 이동한다 .
'Follow me 여행이야기 > 프랑스일주 3주과정(2023.6)' 카테고리의 다른 글
9. 와인평야의 삼각주, 보르도여행 (0) | 2023.09.30 |
---|---|
8. 느와르 고성들의 향연 ( 여기 어때 ? 쉬었다 갈까 ?) (0) | 2023.09.17 |
5.옹플뢰르(honfleur), 오늘밤 폭풍우가 온다 해도 (0) | 2023.09.10 |
4. 몽생미셀, 순례길을 여행 합니다 (0) | 2023.09.05 |
3. 마드리드에서 낭트, 그리고 다시 생말로 (0) | 2023.09.0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