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남서부 대학도시 몽펠리에를 택한건 순전히 카르카손을 향하는 길목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코메디라는 이름이 주는 뉘앙스로 호기심을 일으킨것은 좋았다. 나는 여행에서 호기심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동력을 일으키는 심지 같다고나 할까. 어쨌든 우리가 몽펠리에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늦은 시간이었고 늦가을의 감성이 공기중에도 느껴질만큼의 우수어리며 해가 기울어가는 즈음이었다.
예약한 숙소는 주방시설이 갖춰진 호텔이었는데 우린 방을 배정 받고 어두워질새라 가방만 놓은채 코메디광장으로 가기로 했다. 필요한 먹거리와 구경은 자유롭게 하고 나는 보조가 필요한 이들에 맞춰 동행했다.
호텔을 나오면서 언뜻 데스크 직원들이 unkindly하다는 느낌이 있었지만 무시했던것 같다.
이곳에 오면 그 유명하다는 오페라를 봐야지 한건 코메디오페라 극장이 나름 알아주는 곳이기도 하고 사실 여행보다는 문화도시 였던 것이다. 어두워지며 비가 오기 시작했다.
'여긴 비도 이쁘게 오네?'
무작정 걷다가 와인바에 들어갔고 오랜 세월을 훈장처럼 달고 다녔을 나이든 바텐더가 재즈가 흐르는 홀로 들어선 이방인을 맞아 주었다.
코메디 광장의 가로수들은 부지런히 가로등을 무대삼아 열심히 잎을 뿌리고 흔들며 재즈선율을 맞추고 있었다.
한없이 창밖을 응시하기를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
그리고 그가 다가왔다.
"죄송하지만 이제 문을 닫을 시간이랍니다 "

그렇게 숙소로 돌아왔더니
"칸, 여기 침대커버랑 베드커버가 없네?"
원래 갖고 와야 하는건가? 사전에 그런 얘기도 없었고 다른 방엔 제대로 교체되어 있던걸로 보아 그건 아닌것 같았다. 데스크로 내려가 보았다.
"방에 린넨이 없는거 같아요. 침대커버,베드커버 좀 교체 해 줄래요? "
" 오 알았어 잠간만 기다려봐"
그녀는 데스크 뒤편 창고에 들어가더니 린넨을 갖고와서 내게 건네 주려 했다.
" 자. 여기 린넨. 침대커버 베게커버, 맞지?"
오후 체크인 할때 느꼈던unkind melody가 이어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잠시 그녀를 바라보며 뭐라고 말할까 정리하고는 "왜 내가 이걸 가져가야 하지?" 하고 말하니 당황했던 모양이다.
나를 빤히 뚫어지게 쳐다보고는 이렇게 말했다.
"알았어. 조금있다 올라갈께"
다음날 체크아웃할때 데스크 직원들은 좀(?) 친절해 있었다. 어제의 그 직원은 보이지 않았지만 충분히 내용은 공유 된듯 일부러 웃음을 지으며 말하려는 느낌이 강했는데 나만의 착각 인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카르카손에 도착하며 그곳이 주는 강렬한 요새의 모습에 빠져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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