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여행을 하더라도 "꼭 봐야 하는곳"은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으로 순례자 처럼 찾아 가는 경우가 있다. "자유"라는 말이 무색 하게 봐야 한다니, 가야 한다니 안보면 후회 한다니 방문 하게 되는 곳 말이다. 레이캬비크에서 여행을 시작 하면 거리상이나 시간상으로 다녀오게 되는 싱벨리어 국립공원, 게이시르, 굴포스 이 3종세트를 묶어서 우리는 "골든서클"이라고 한다. 보통 겨울 같은 기상이 안좋은 때에는 레이캬비크에서 당일치기로 왕복 하기도 하지만 갔던 길을 다시 돌아오는걸 내켜 하지 않는 성격 상 우린 좀 더 멀리 나아 가기로 한다 .
"굿모닝이에요, 아이슬란드에서의 첫날 어땠나요?, 잘 잤어요?"
"네, 새벽에 그룹이 몰리면서 좀 시끄럽더라구요, 청소년들 이던데 들어오자마자 침대 배정하고 옷을 갈아 입는데 얘네들은 남녀 구분 이런게 없나 봐요? 바로 그 자리에서 당당하게 옷을 벗고 갈아 입던데요?"
"아 ㅋㅋ 당황 했겠네요? 그런데 사실 아이슬란드가 세계에서 양성평등이 잘 된 나라라고 그래요. 무관하지 않을거에요."
1)싱벨리어 국립공원 .
아이슬란드의 아침 하늘은 가을 하늘처럼 시큼하게 푸른날이었고 이른 아침이라 시내는 조용하고 더 나아가자 인적도 건물도 없는 자연생태에 도로 하나 놓인 광활한 풍경이 펼쳐 졌다 . 40분을 달리니 저 멀리 웅성 웅성 모여 있는 사람들과 차량들이 보였다. 저기 뭐가 있길래 모여 있는걸까 궁금 해지며 불구경이라도 하자고 차를 돌려 들어갔는데 이곳이 바로 싱벨리어 국립 공원이었다 .
"네 ? 무슨 국립공원이 이렇게 허접해요 ?? 입구도 간판도 없고 휑한 벌판과 습지 ㅎㅎ"
맞는말이다, 그러나 이곳은 역사적으로는 세계최초(930년경)의 의회가 열렸고 18세기까지도 그 역할을 했던 곳이며 지리적으로는 유라시아와 아메리카판이 갈라지는 지점이고 또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큰 호수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습지와 화산암이 훼손 되지 않도록 산책로가 잘 되어 있으니 여유있게 걸어 보면 좋을것 같다.
이쯤되면 흔한 습지도 호수도 아닌 아주 굉장한 곳이라는것을 이해 할수 있을까 ?
오른쪽 그림은 당시 각 부족들이 대표자를 뽑아 부족별로 회의를 하기도 하고 의사결정을 하기도 했다는 최초의 "의회" 모습을 그려놓은 안내판 이다.
주차장 옆에는 화장실이 있었는데 신용카드로 결제되므로 일행들은 아이슬란드는 현금이 없이 신용카드만 있어도 살아갈수 있다는 말이 실감 한다 .
"헐~화장실 요금도 카드결제가 되넹"
2)게이시르 -간헐천 지역.
아이슬란드는 알다시피 화산지대가 널리 퍼진 지역이고 어느곳에 집을 지어도 난방과 온수는 걱정 없다 . 바로 땅 밑에는 온천수가 흐르는 지열에너지가 아주 잘 되어 있기 때문이다 . "온수는 온천수요 냉수는 빙하수"라는 우스개 소리가 사실 과장이 아니라 마트에서 생수를 사서 마실 필요가 없다. 게이시르는 간헐천으로 일정시간 마다 지하 암석층의 압력으로 뜨거운 온천수가 지면 위로 솟구치는 현상을 말한다 . 간헐천 마다 이름이 붙여져 있어서 사람들은 간헐천 마다 옹기종기 모여서 위로 솟구치는 간헐천을 기다리다 바라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지켜 본다. 사람들의 함성 소리와 함께 지켜 보던 푼님이 중얼 거린다 .
"지구는 정말 살아 있는거 같아 ! 지구가 숨쉬는 소리야~"
게이시르 휴게실에는 간단하게 식사 할수 있는 매점과 피크닉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아이슬란드를 여행하는 많은 이들을 보면 그들 역시 도시락을 싸와서 차안에서 먹거나 피크닉 공간에서 해결하는 모습을 볼수 있다. 모두들 자연이 훼손 되지 않도록 조심 조심 하는 모습들이다 .
3)굴포스 - 황금폭포 .
골든서클이란 말의 골든은 굴포스에서 따왔다고 한다 . 굴은 골드(금)을 말하는데 폭포의 이름을 이렇게 지은 사연은 여러가지가 있다. 안내 보드에는 두가지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하고 있었다.
"유럽에 굴포스와 같은 폭포는 없다. 거칠고 사납기로 미국의 나이아가라를 능가하고 또 엄청난 수천마력의 힘이 협곡으로 매년 쉴새 없이 흘러간다. 머지않아 굴포스는 아이슬란드 남부 주민들에게 풍부한 빛과 열을 공급하는 전력생산으로 활용 될것이다. (킹프레데릭7세 -1907)"
"1907년 한 영국인이 굴포스의 파워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 하고자 하였으나 당시 브랏홀트에 살던 농부 토마스가 나서 그 제안을 거절 하며 "나는 내 친구를 팔지 않겠습니다" 라고 외쳤다. 그러나 이후 폭포는 외국인 투자자에게 리스 되었는데 그 브랏홀트 농부의 딸 시그리큐기르가 나서 그 임대 계약을 무효화 하는 방법을 찾으려 법정으로 환경으로 투쟁하여 결국 전력생산 시설 구축이 무산되었다고 한다. 그녀는 아이슬란드 최초의 환경운동가로 불린다 "
앞으로의 아이슬란드 여행 중 많은 폭포를 보게 되겠지만 굴포스에서의 전율적인 짜릿한 느낌은 지울수 없다. 유럽을 여행 하다 보면 자주 듣는 말 중의 하나가 " 또 성당이에요? 성당은 그만 보고 싶어요 ~~" 인데 아마도 여기서는 " 폭포 좀 그만 봐요 ~" 하는 소리를 듣게 될것 같다 . 그래서 그 첫번쨰 폭포가 굴포스라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
광활하고 질풍노도 같은 굴포스를 보고 나서야 흠뻑 젖은 자신의 모습과 일행들의 모습을 확인 할수 있었다. 어느덧 해는 기울기 시작하고 편안한 휴식처를 찾아 이동한다 . 길 양옆의 양떼들을 보며 집으로 가는 길, 정말 인공이라고는 찾아 볼수 없는 이곳에서 저 양들은 정말 행복할까 생각 해 본다.
"오늘밤 오로라 보러 가실래요 ?"
"아뇨 피곤해요 저는 그냥 잘께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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