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다에서 행방불명 된 이야기
안달루시아의 벌판에서 평화로운 마음이어야 했지만 나는 그러지 못했다.굳이 나는 이곳에 내려 올 필요가 없었단 말이지 ......

어제 오후에 론다에 도착했다.
"누에보 다리로 내려가는 길이 막혀 있습니다. 오랜 풍화작용으로 파라도르 호텔 근처의 협곡 일부가 무너졌어요. 아마 안전 조치 인것 같아요. 그래도 론다에 왔으면 누에보 다리에서 안달루시아 지평선을 바라 보고 반대로 평원에서 누에보 다리를 올려 보는것도 추천 드려요. 그리고 론다의 야경도 물론 놓치지 말고요 . 그리고 누에보 다리 밑으로 가신다면 너무 머니까 아랫동네로 가서 택시를 타고 가세요. 사진찍고 다시 그 택시를 타고 올라오시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 내일 떠나는 시간 오후 1시까지 호텔 로비에서 만나기로 하고 그럼 론다에서 좋은 시간 보내세요."

내가 론다를 좋아 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이곳에 오면 비로소 내게도 자유시간이 주어진다는 점이다. 늦잠을 자고 브런치를 즐길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


그리고 이제 떠날 준비를 하려고 호텔로 발을 돌리려는데 카톡폰이 울린다 .
"칸님 누에보 다리 밑으로 같이 간 P가 아직도 연락이 안되요"
"네?? 누가요 ??"
"택시를 타고 같이 내려 갔다가 좀 더 있겠다 해서 저희는 먼저 올라 왔거든요. 다 올라와서 연락을 했는데 안되네요 ?"
응? 이게 무슨 시츄에이션이지 ??
같이 갔는데 올때는 헤어져 P도 올라왔겠거니 했는데 보이지도 않고 연락도 안된다는 얘기 였다 .
나는 기다릴새도 없이 택시를 잡아 타고 다리 밑으로 내렸갔다.
'혹시 한국 여자분 못보셨나요?"
사진 찍고 있는 여행자들에게 일일이 물어봤다 .
"아뇨 못봤는데?"
전화 신호는 가는데 받지를 않으니 불안감은 더 커져만 갔다 .
저 넓은 벌판을 다 헤집어 봐야 하는건가 ?
아님 숲속에 쓰러져 있는건가 ?
마침 다른 여행자들이 차를 몰고 내려오길래 얼른 물어봤다 .
"아~ 이 여자 저 위에서 걸어 가던데요 ?"
"오 ~ 그래요 ? 그라시아 !"
그때 까지 대기 하고 있던 택시를 타고 다시 올라 와서 호텔 근처로 갔더니 P의 모습이 보였다 .
휴~ 안도감이 지나자 약간 약이 올라왔다 .
"아니 왜 전화를 안받으셨어요 .
무슨일 생긴 줄 알고 걱정 했잖아요 ."
"아 칸님이 전화 하신 거에요 ? 왜요 무슨 일이 있었어요 ?'
"에공~ 같이 간 일행이 연락도 안된다고 행방불명이라니 찾으러 갔었어요 .ㅠㅠ"
" 그랬어요 ? 아니 난 너무 좋아서 천천히 둘러보다 천천히 올라가도 시간안에 도착하겠지 해서... 어쨋든 만나기로 한 시간 안에 호텔에 도착 한건데 ....."
그러고 보니 만나기로 한시간이 아직 30분이나 남아 있었으니 딱히 문제는 없어 보이긴 했다.
그냥 기다리면 되는데 왠 난리 였냐는 건데 ....ㅠㅠ
" 그럼 전화는요 ? 전화는 왜 안받은거에요 ?'
"전화 안왔는데...?"
"이리 줘 보세요 ㅜㅜ"
데이터 모드가 꺼져 있었다. 그래서 아무리 카톡이나 카톡폰을 한들 신호가 안간것이다 .그런데 일반전화는 부재중 통화로 된게 보였다 .
" 이 일반전화는 제가 건거에요 . 왜 안받은거에요 ?"
" 아 모르는 번호고 국제전화라 요금 많이 나올줄 알고 안 받았어요. 미안해요 칸인 줄 모르고 안받았네요 "
" P님 첫날 부터 항상 데이터모드 켜져 있는거 확인하라고 말씀 드렸어요 ㅠㅠ 그리고 이건 선불유심이라 국제전화 아무리 와도 요금 나오는거 없으니 앞으론 일반 전화도 받아 주세요 ...ㅠㅠ."
어쩄든 아무일 없었으니 된거다 .
덕분에 누에보 다리 밑에서 사진 몇장 건져 오긴 했다
무사히 론다를 떠나는 버스안에서야 비로소 론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


#론다 #행방불명 #데어터폰 #누에보다리
(참고 : 2019년 봄의 일이었다. 2020년 봄에 갔을때는 출입금지 푯말은 없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