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여행story/아이슬란드 story

[Iceland10] 언제나 끝은 끝이 아니었다.

페이칸 2020. 5. 29.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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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당신이 별들이 아름답게 빛나는 밤을 지새운 적이 있다면, 잠을 자는 그 시간에, 신비로운 또 다른 세계가 고독과 고요속에서 깨어나는 것을 알게 될거야"(알퐁스도데 "별" ) 

레이캬비크로 다시 돌아 왔다. 이젠 낯설지 않은 사람들과 건물들 그리고 그제서야 눈에 보이는 거리의 모습에서 아, 하며 생각 난듯이 그곳으로 발길을 돌린다. 미국 대통령이 맛있게 먹었다고 해서 알려진 핫도그 매점을 찾아갔다.이게 뭐라고 수소문해서 찾아 가냐고 하겠지만 워낙 비싼 물가에 주눅 들었던 터에 5천원정도에 끼니를 해결 할 수 있다는게 발걸음을 재촉 하게 했던 것 같다. 매점에는 제법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고 Baejarins Beztu Pylsur( the town's Best sausages)라는 간판도 확인 하고 핫도그를 하나 집어 들었다 .

 

 

 

역사가 오래 된 집이라고 한다. 제법 묵직한 크기와 따듯한 소시지의 감촉은 추운날 든든한 먹거리가 될것 같다. 핫도그는 약 5천원, 음료수는 약2500원 정도. 당연히 신용카드 받는다. 

 

 

공항에서 아이슬란드 화폐 환전을 하지 말았어야 한다는건 떠날때 더 절실 했다. 첫날부터 계속 갖고 다닌 큼지막한 동전의 무게와 가늠할 수 없는 화폐 단위의 복잡 함 . 그냥 신용카드만 갖고 다니도록 하자.

 

 

드넓은 초원과 엄청난 빙하 그리고 몽롱 했던 화산들을 보며 내 모든 감성을 짜냈던 지난 열흘간의 시간들이 사람과 사람이 다니는 도로와 옹기종기 모여 있는 건물들을 보며 갑자기 피로감이 몰려 오는가 싶더니 어느새 카페에 앉아 차 한잔에 속을 녹이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북카페에 들어온 듯 했다. 작가가 책을 집필하면 3년간의 생활비를 지원 한다니 말이 되냐고 스스로 반문 하면서 주위를 둘러 보았더니 낯이 익은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어제 아파트에서 조우 했던 그 소녀의 가족들이었다. 나야 일행들과 헤어져 자유시간을 만끽하고 있던터라 이들과의 만남이 무척 반가왔다. 아파트에서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마저 나누고는 이제 묵은 체증이 내려간듯 마을을 둘러 본다고 하고 나왔다 . 사진이라도 찍을걸 그랬나 , 주소라도 알아 놓을걸 그랬나 , 오스트리아에 가게 되면 도움이 많이 될것 같은데 ... 하며 아차 ~ 했지만 어쩔수 없다고 자위하며 이곳 저곳 돌아 다녔다.

 

여행을 마무리 할땐 깊은 숨을 내 쉬고 다시 새로운 숨을 들이 마시는 시간이 필요하다.

 

공항으로 가는 길 , 차량을 반납하러 가는 길에 기름을 채우려고 주유소를 찾다 보니 공항 주변에는 마땅한 곳이 없어 찾느라고 시간 좀 보낸것 같다. 주유소가 보이면 딴 생각 말고 채우라는 나름 격언(?)이 이번에도 들어 맞는 순간이다.돌이켜 보면 그리 작은나라도 아닌데 참 미지의 신비로움을 간직한 곳들이 많았던 것 같다. 겨울이 아니 가을이 오면 푹풍우 치는 날들과 눈오는 날들이 많겠지만 그래서 어떤이는 인공기상 시스템이라도 갖춘 번듯한 메가시티를 그리워 할수도 있는 이곳에서 나는 이제 여행을 마무리 하려고 한다.  

 

 

차량을 반납할땐 언제나 긴장 하게 된다. 무슨 트집이라도 발견했을려나 했지만 직원은 나의 프로필을 보더니 차량을 보지도 않고 그냥 놓고 가라고 한다. 풀 커버리지 보험의 편리함이라지만 과연 그걸로 보험처리 했을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아이슬란드에만 국한된 얘기는 아니겠지만 들리는 말로는 차량 운행에 문제가 없는 흠집이 나는 정도는 수리 하지 않다가 마지막 운전자 보험으로 한꺼번에 처리 한다고 한다. 하긴 사이드 밀러도 검은 테이프로 칭칭 동여 맸던걸 끌고 다녔으니 ~

케플라비크 공항에 도착했다. 그리고 돌아디니다가 다시 한번 소녀의 가족과 만났다.

"와우~ 우린 세번째 우연히 만나네요?"

"그래 맞아, 세번씩이나 그런 의미에서 우리 사진 찍어요."'

아주 재밌고 에너지가 넘쳤던 이 소녀어ㅣ 웃음은 이번 여행도 끝은 끝이 아니라고 말하는것 같았다.

 

세번째 우연한 만남이라고 재밌어 하는 오스트리아 소녀와 그 가족들 .

 

케플라비크 공항에서 나는 스톡홀름으로 간다. 언젠가 아이슬란드를 다시 오게 된다면 많은 것을 바꾸게 될것이다. 아마도 가장 먼저 바꾸게 되는건 "선택과 집중"이 될것 같다. 선택한 곳에서 집중적으로 더 즐기면서 여행하는 방법을 취할 것 같다. COVID19라는 바이러스가 더이상 모르는 이와의 만남을 주저 하게 만들지만 얼마든지 자연은 내게로 오라고 할것이고 그 속의 사람 역시 환영 할 것이기 떄문이니까 괜찮을 것 같다. 공항에서 보았던 블루라군에서의 저 여자의 표정이 내게 모든것을 말해 주고 있었다. 그래 너도 즐겨봐 ~~.

 

 

그리고 나는 스톡홀름으로 날아 갔다. 일행들은 집으로 갔고 나는 스톡홀름에 내려 잔뜩 흐린 또 하나의 북유럽으로 들어 간 것이다 . 어찌 될지 몰라 가방을 찾아서 나왔으며 어디로 갈지 모르지만 오늘 하루쯤은 계획 없이 지내 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 했다. 무계획이 계획이었던 스톡흘름에서의 하루는 어떻게 다가오는 걸까 .... 기대 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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